2014년 12월 16일 화요일

2014 겨울



 이번 겨울은 춥고 춥다. 지난 해까지만 해도 겨우내 눈 내리는 날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지만, 아직 12월 중순인 지금 이미 세 번째. 추운데 겨울다워 좋기도 하다. 백수라 나갈 일이없기에 더 좋은 것이겠지.
 어제 눈이 펄펄 내리는 길을 운전하면서 나중에 2014의 겨울을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렸던-어제의 눈이 마지막일지도 모르지만 아직은- 걸로 기억하게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. 혹시 잊어버릴지도 모르니 어디 적어둬야지 하다가 결국 미뤄둔 블로깅의 재개로 귀결. 기록은 기억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다. 늘 그렇듯...
 제주의 겨울바다는 무섭고 춥고 기분 나쁘고 경이로웠다. 3년 전에도 그랬다. 그래서 싫고 짜증나고 징글징글했지만, 성난 마냥 해안을 들쑤셔대던 파도와 달리 묵직한 구름과 그 사이를 비집어 든 햇빛은 신비로웠다.
 아직 겨울은 두 달도 넘게 남았다. 내일부터 또 쓰지 않을지 몰라도, 일단 오늘은 시작했다. 기록물의 생산 또는 감정의 똥 싸기.